[이엘 성범죄 센터] 출근길 성추행 혐의? 초기 대응 하나로 결과를 바꿀 수도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불가피하게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잠깐의 스침이 상대방의 신고로 이어져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를 받게 되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폭행이나 협박 없이도 성립할 수 있는 범죄인 데다,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유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센터 민경철 대표 변호사는 “출근길 성추행 혐의는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의 신고 한 번으로 수사가 시작된다”며 “억울하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오히려 불리한 상황을 자초하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 따르면 공중밀집장소 추행 혐의가 확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형사 처벌 이후에는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의 보안처분이 뒤따를 수 있어 실제 체감 피해는 더 크다. 벌금형만으로도 공직, 전문직, 일반 기업에서 치명적인 신분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민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벌금 내면 끝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성범죄 전과는 단순 벌금형과 달리 취업 제한이나 신상정보 등록 같은 보안처분이 붙는다”며 “사회적 낙인까지 고려하면 출근길 한 순간의 사건이 삶 전체를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행위의 고의성 여부다. 급정차로 인해 중심을 잃고 신체가 닿은 경우, 좁은 통로를 지나가며 불가피하게 스친 경우 등은 성적 의도가 없으므로 무죄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 반면 혼잡한 상황을 이용해 특정 부위를 지속적으로 밀착하거나 접촉하는 행위는 명백히 고의성이 인정된다.
수사기관은 접촉 부위, 접촉 시간, 반복성, 당시 혼잡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고의성을 판단한다. 억울한 상황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울하게 가해자로 지목됐다면 당황해 현장을 이탈하거나 피해자를 다그치는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행동이 혐의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수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확보해야 할 핵심 증거로는 사건 당시 내부 상황을 보여주는 CCTV 영상, 본인의 동선을 증명할 교통카드 이용 내역, 주변 승객의 진술 등이 있다. 특히 지하철·버스 내부 CCTV는 보관 주기가 짧아 삭제될 우려가 크므로 신속한 증거보전 신청이 필수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진술의 방향이 전체 사건의 향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수사기관 조사 전 변호사와 함께 당시 상황을 정밀하게 복기하고,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억울한 혐의로 인한 부당한 처벌과 사회적 낙인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